교토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동선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여행 후기를 보면 산넨자카와 니넨자카를 먼저 걸은 뒤 기요미즈데라로 올라가는 코스를 많이 추천합니다. 하지만 저희 가족은 한여름인 7월에 여행을 했기 때문에 조금 다른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기다리는 시간도 거의 없었고, 유명한 장소들을 비교적 한적하게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여름에 교토를 여행한다면 제가 다녀온 코스를 한 번 참고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여름이라면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동선 추천
저희는 오전 8시 30분쯤 숙소를 출발해 택시를 타고 기요미즈데라 근처까지 이동했습니다.
보통은 산넨자카와 니넨자카를 걸어 올라가는 경우가 많지만, 여름에는 햇볕이 강하고 오르막길이라 체력 소모가 생각보다 큽니다.
택시 기사님께 최대한 위쪽 입구에서 내려달라고 말씀드렸더니 기요미즈데라까지는 조금만 걸으면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오전 9시쯤 도착했을 때는 아직 단체관광객이 많지 않아 사진도 여유롭게 찍을 수 있었고, 복잡한 분위기 없이 천천히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10시가 가까워질수록 관광객이 빠르게 늘어나는 것이 보였기 때문에 여름이라면 조금 일찍 움직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기요미즈데라에서 꼭 들러본 곳은 오토와노타키
기요미즈데라를 둘러본 뒤 가장 많은 사람들이 향하는 곳이 바로 오토와노타키(音羽の滝)입니다.
이곳에서는 세 갈래로 흐르는 물을 마실 수 있는데 각각 의미가 다릅니다.
왼쪽은 건강과 장수, 가운데는 사랑과 인연, 오른쪽은 학업과 지혜를 의미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남편은 건강을 의미하는 왼쪽 물을 마셨고, 첫째와 둘째는 학업을 의미하는 오른쪽 물을 선택했습니다. 셋째는 가운데 물을 마셨고 저는 예전에 방문했을 때 마셔본 기억이 있어 이번에는 가족들의 사진을 찍어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참고로 기요미즈데라 입장료는 현금 결제만 가능했습니다. 저희도 미리 준비해 간 현금으로 입장권을 구매했는데, 여행을 준비하신다면 카드만 믿기보다는 약간의 현금을 함께 준비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거리가 한적해서 산책하기 좋은 오전
기요미즈데라를 나왔을 때는 오전 9시 30분 정도였습니다.
산넨자카와 니넨자카를 걸어 내려오니 대부분의 상점들은 아직 문을 열기 전이라 조용한 분위기였습니다.
처음에는 상점이 닫혀 있어 조금 아쉽게 느껴졌지만 오히려 사람이 많지 않아 사진을 찍기에는 훨씬 좋았습니다.
여름에는 쇼핑보다 더위를 피하며 이동하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저희에게는 이 시간이 더 만족스러웠습니다.
천천히 걸으며 교토 특유의 골목과 목조 건물들을 구경하다 보니, 유명 관광지를 서두르며 이동하는 것보다 훨씬 여유로운 여행이 되었습니다.

아라비카커피의 시그니처 커피, 교토라떼
산넨자카를 걷다 보면 많은 분들이 찾는 아라비카 히가시야마가 있습니다.
오전 9시 오픈이라 저희가 방문했을 때는 사람이 많지 않았고, 운 좋게 매장 안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었습니다.
매장은 아담한 편이라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테이크아웃을 이용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대표 메뉴인 교토라떼는 처음 한 모금을 마셨을 때는 진한 커피 향이 강하게 느껴졌지만, 마실수록 자연스럽게 달콤한 풍미가 올라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커피를 받자마자 바로 마시기보다는 매장 앞 유명한 포토존에서 사진을 먼저 남겼습니다.
뒤로 보이는 호칸지(야사카탑)와 함께 커피를 들고 사진을 찍으면 교토다운 분위기가 잘 담겨 만족스러운 사진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이 동선을 선택한 덕분에 오픈런 성공
아라비카에서 커피를 마신 뒤 시간을 보니 오전 10시 20분 정도였습니다.
도토리공화국까지는 걸어서 약 10분 정도라 천천히 이동해도 오픈 시간인 10시 30분에 맞춰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저희 가족은 첫 번째 손님으로 입장했고, 복잡해지기 전 여유롭게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이번 교토 여행에서 가장 만족했던 일정이 바로 이 코스였습니다.
기요미즈데라에서는 기다리지 않았고, 산넨자카와 니넨자카도 한적하게 걸을 수 있었으며, 아라비카에서는 줄을 서지 않았고, 도토리공화국도 오픈런에 성공했습니다.
모든 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여행 내내 시간 낭비가 거의 없었습니다.

여름 교토라면 이 코스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도토리공화국까지 둘러본 뒤에는 택시를 타고 가와라마치로 이동해 이치란라멘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더운 오후 시간에는 숙소로 돌아가 충분히 쉬었습니다.
한여름 교토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은 장소를 가는 것이 아니라 더위를 피하면서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봄이나 가을처럼 날씨가 좋은 계절이라면 일반적으로 많이 이용하는 산넨자카부터 시작하는 코스도 좋겠지만, 여름이나 겨울처럼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계절이라면 기요미즈데라를 먼저 둘러보고 아래로 내려오는 동선을 추천드립니다.
저희 가족은 이 방법 덕분에 유명 관광지에서도 오래 기다리지 않았고, 아이들과 함께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알찬 하루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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